원래 머리색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머릿결이 찰랑해졌다!

기타를... 가끔 친다. 사실 자주 친다. 하지만 몰래 연주하고 있다. 악기 연주하는 것도 여전하며, 작곡한 노래들을 찢다가 종이 아까워서 요즘은 학이나 종이배로 접고 있다. 최근 손 운동으로 하는 건 종이접기. 요리하기, 바이크타기, 화관 만들기 이후로 이번에는 종이접기 마스터를 꿈꾼다.

교통사고로 인해 신체의 상당수 장기와 오른팔, 오른쪽 볼 부근 얼굴이 산채로 뜯겨나갔다. 하지만 함께 죽어가던 형의 장기들을 받아 살아났으며, 손실된 신체 부위에는 현대의학에서 상용화되지 않은 불법의 기계장치를 신경과 연결시키는 수차례의 수술을 통해 달아두었다. 

비정상적인 신체를 타고났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신체가 어떤 방향이든 적응하고, 버티고, 받아들이며, 회복하고, 진화한다. 실상 회복력과 지구력 만은 괴물에 가깝다.

감각도 잘 느껴지지 않고, 온기조차 없는 기계 부분을 만지는 게 껄끄러워서 내세운 거짓말이 이상체온증. 평소에는 피부와 비슷한 특수재질로 덮어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질감 때문에 스킨쉽을 꺼렸다.

코와 오른쪽 귀가 뛰어난 탓이나, 오른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 전부 기계의 영향이다. 성능 자체는 인간의 조직부위보다 뛰어나지만, 섬세하게 움직이거나 힘을 주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갑을 벗었다. 오른팔은 일단 나중에 제대로 신체점검을 한 후에 다시 달 예정이라, 현재는 외팔이다. 신경을 연결시킨 기계의 뿌리 부분까지는 파괴되지 않아서 어떻게든 다시 붙일 수 있을듯하다. 기계가 드러난 오른쪽 볼은 보기 흉하기에, 최대한 가려놓았다. 

한 번도 타인을 믿지 않은 적이 없다. 신뢰가 깨지고 나뒹굴어도 또다시 믿었다. 그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그대로의 윤 라희.